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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혁명 60주년, 기억을 기록하다

기사입력 2020.04.19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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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9 혁명 60주년이 되날이다.

     

    4.19 혁명은 독재 정권이라는 공권력에 맞서 주권을 지킴으로써 국민이 직접 민주주의 정신을 입증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

    민주주의는 그저그렇게 우리들 곁에 머무른 게 아님을 다시금 새겨보는 날이다.

     

    60년 전 그날.

    정권에 반대하는 것, 정부에 비판적인 건 무조건 독재로 다스리던 그 시절.

    3.15 부정선거.

    4.11 부정선거 규탄 시위 중 실종된 17세 김주열 열사. 

    4.19. 독재정권이라는 불의에 맞서 거리로 나온 수십만 명의 학생, 교수, 노동자, 어린이......

    전국 곳곳의 거리에서 정권에 맞서 시위를 한 무고한 시민들이 시위대 진압대의 총격으로 이날 하루만 180명이 사망하고, 1,00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목숨을 걸고 거리에 설 수밖에 없었던 청춘들.

    꽃을 피우기도 전에 산하한 수많은 청춘들.

     

    60년이 지난 오늘, 2020년 4월 19일.

    그날의 정신을 기억하고 기록하다.

     

    시대의 아픔과 울분을 글로 토해내던 시인들이 있었다.

    그 중 한 사람. 김수영 시인의 시 <하...... 그림자가 없다>를 소개한다.

     

     

    <하...그림자가 없다>

     

                    김수영

     

     

    우리들의 적은 늠름하지 않다

    우리들의 적은 카크 다글라스나 라챠드 위드마크 모양으로 사나웁지도 않다

    그들은 조금도 사나운 악한이 아니다

    그들은 선량하기까지도 하다

    그들은 민주주의자를 가장하고

    자기들이 양민이라고도 하고

    자기들이 선량이라고도 하고

    자기들이 회사원이라고도 하고

     

     [중   략]

     

     

    우리들의 싸움의 모습은 초토작전이나

    <건 힐의 혈투> 모양으로 활발하지도 않고 보기 좋은 것도 아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언제나 싸우고 있다

    아침에도 낮에도 밤에도 밥을 먹을 때에도

    거리를 걸을 때도 환담 할 때도

    장사를 할 때도 토목공사를 할 때도

    여행을 할 때도 울 때도 웃을 때도

    풋나물을 먹을 때도

    시장에 가서 비린 생선 냄새를 맡을 때도

    배가 부를 때도 목이 마를 때도

    연애를 할 때도 졸음이 올 때도 꿈 속에서도

    깨어나서도 또 깨어나서도 또 깨어나서도......

    수업을 할 때도 퇴근시에도

    사이렌 소리에 시계를 맞출 때도 구두를 닦을 때도......

    우리들의 싸움은 쉬지 않는다

     

     

    우리들의 싸움은 하늘과 땅 사이에 가득차 있다

    민주주의 싸움이니까 싸우는 방법은 민주주의식으로 싸워야 한다

    하늘에 그림자가 없듯이 민주주의의 싸움에도 그림자가 없다

    하...... 그림자가 없다

     

     

    하...... 그렇다 ......

    하...... 그렇지 ......

    아암 그렇구 말구...... 그렇지 그래......

    응응....... 응 ......뭐?

    아 그래......그래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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