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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사진 한 장....청단풍은 사랑을 싣고

기사입력 2022.08.15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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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동네 사진 한 장

     

    사진한장.jpg

     

    아름드리나무 한 그루

    주민들에게 시원한 그늘도 내어주고, 사랑방 역할까지 톡톡히

     

    영등1동행정복지센터를 지나 하나어린이집 맞은편 골목 어귀에는 봄부터 가을까지 아름드리 푸름을 뽐내며 동네가 빛나도록 받쳐 주는 우람한 나무 한 그루가 있다. 바로 청단풍이다.

     

    청단풍 주인장의 배려로 골목 어귀 담장 뒤에는 작은 평상이 놓여 있다. 청단풍은 그늘도 만들어 주고, 나뭇잎은 살랑살랑 바람까지 실어 보내준다. 동네 주민들은 나무 그늘에 잠시 앉아 쉬며, 놀며, 소통하는 시간을 보낸다.

     

    청단풍은 사연을 싣고

     

    청단풍 나무의 주인장인 최0식(83세) 어르신은 스물아홉 되던 해에 지금의 아내 가족들과 선을 보기 위해 처가에 방문했다. 과수원을 했던 처가에는 앵두나무며 여러 과일나무가 많았는데 유독 이 나무에 눈길이 머물렀다.

     

    내 나이 스물아홉그 당시, 이 나무가 대략 5~6년 정도 된 묘목이었지 싶어. 지금도 그렇지만 나뭇가지가 옆으로 쫙 퍼진 게 아름다운 나무였어. 처가가 예전에 오동정(梧桐亭)이라고 지금은 공업단지로 변한 곳이지. 그곳에서 과수원을 했었어. 이리공업단지가 되면서 청복동으로 이주했지. 그때 청복동으로 옮겨 심었어.

    내가 지금 이곳으로 옮겨 심은 지는 46년 정도 된 거 같아. 애초에는 이 자리가 아니었는데 집을 고치면서 이 텃밭을 사들이고, 10년 전에 이 자리로 또 옮겨 심었지. 10년 전만 해도 아름드리가 된 탓에 굴착기까지 비싸게 불러서 옮겨 심어야 했지.

    동네 주민들이 오가며 나무 예쁘다고 말을 해줄 때마다 기분이 참 좋아. 이 나무가 오래오래 이 자리에서 잘 자라주면 좋겠어. 청단풍은 단풍나무지만 가을에 노랗고 빨갛게 물드는 나무는 아니야. 청단풍이라 가을에는 잎이 다 떨어지지. 대신 봄부터 여름 내내 우리에게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니 고마운 나무지.

     

    최0식 어르신이 가꾸는 텃밭에는 아름드리 청단풍 외에도 감나무며, 이름 모를 푸성귀며, 다양한 식물들이 많이 자라고 있다. 그중에서도 제일은 이 청단풍이지 싶다.


     * 위 기사는 영등1동 마을신문 '영등애서' 지면에도 동시에 실린 내용입니다. 취재기자는 동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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