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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밥나무 열매가 익을 때...나의 이야기이며 당신의 이야기이기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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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밥나무 열매가 익을 때...나의 이야기이며 당신의 이야기이기도 한

요안나 콘세이요 지음, 백수린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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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밥나무 열매가 익을 때」, 요안나 콘세이요 지음; 백수린 옮김; 목요일 출판

 

나의 이야기이며 당신의 이야기이기도 한.

「까치밥나무 열매가 익을 때」

 

이 책을 마주하며 제목도 앞표지도 나의 시선을 놓아주지 않았다.

파란색의 할아버지와 잿빛 털의 고양이는 사뭇 다른 색깔로 대조를 이루지만 표정에서 서로를 향한 사랑을 느낄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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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를 살포시 열면, 투박하게 쓱쓱 그린 스케치가 반긴다.

마치 오래전 추억을 담아 보관했던 먼지 쌓인 앨범을 들여다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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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작은 앙리를 만난다.

추억은 잠시.

노인이 된 앙리의 하루가 시작된다.

 

'여느 아침처럼 앙리는 습관적으로 부엌을 오갔다.'

 

지금까지 겨우 일흔 해의 시간을 썼을뿐이라는 앙리는 이제 찻잔조차도 무겁고 거대하게 느껴진다.

 

일흔 해는 추억 속에서 시간을 멈췄고, 앙리에게는 그 시간마저도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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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출한 그의 식탁.

혼자여서 하나뿐인 것들.

찻잔, 포크, 나이프......

 

외로움과 고독함이 공기를 가득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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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을 본다.

앞마당을 가득 메운 푸른 안개.

그리고 붉은 까치밥나무 열매, 앙리의 시선이 머물렀던 것들을 따라간다.

 

천천히...

앙리에게도 우리에게도 시간은 많으니까.

 

추수가 끝난 밀밭

마음속으로 새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여름이 끝났다고 다시 떠나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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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렇듯

큰 길로 이어지는 오솔길을 걷는다.

늘 그렇듯

우편함에 머문다.

 

여름이란 계절을 기다려 익는 까치밥나무가

푸른 안개 속에서 처연히 기다리는 것을 보며

앙리는

언제나 침묵하는 우편함을 마주할 용기를 내본다.

 

앙리는 편지 한 통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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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열쇠를 하나 꺼냈다. 천천히, 숨을 참고 우편함을 열었다. 아무것도.‘

 

그리고 늘 그렇듯

집을 향해 무겁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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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과 함께 천천히 흐르는 앙리의 하루.

이미 오래된 습관은 앙리의 시간을 말해주는 듯하다.

잠깐 잠깐 멈춰버린 기억들을 추억하는 것도

앙리의 하루가 된다.

 

일흔 해를 살았던 앙리의 시간보다

하루가 더 길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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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올게요.”

 

그는 이제 집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그는 떠난다.

 

앞마당의 푸른 안개 속 붉은 까치밥나무열매,

비의 향기를 담고 오는 바람,

소리 없이 고요하게 자라나는 작은 식물들,

수레국화 줄기의 작은 안개 방울들,

그리고 영원한 추억들,

 

앙리가 인생의 마지막을 향해 가면서

기억 속에 담고 싶었던 것들이다.

 

끝내

기다리던 진짜 편지는 오지 않았지만,

그에게 있어 기다림은

어쩌면 죽어서도 계속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요안나 콘세이요 작가는 폴란드 작가로 현재 프랑스에서 활동하고 있다. 작가는 아버지의 죽음 이후 이 그림책을 집필 했다고 한다.

 

'나의 아버지에게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딸을 어떻게 사랑해야 할지 잘 몰랐던 모든 아버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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