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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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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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지금

다비드 칼리 글, 세실리아 페리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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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인생은 지금>, 다비드 칼리 글, 세실리아 페리 그림)

 

두 사람이 있습니다.

희끗희끗 듬성듬성한 머리카락의 남자와

어깨를 잔뜩 움츠린 멍한 시선의 여자 모습에서

세월이 느껴집니다.

 

"드디어 은퇴야! 이제 우리 마음대로 살 수 있어."

 

은퇴한 두 사람입니다.

일만하느라 하고 싶었던 것들을 이제껏 미뤄놨던 두 사람.

 

"이제 여행도 갈 수 있어! 어디로든 떠날까?

지금? 봄에 가자."

"그럼 같이 외국어나 배워볼까?

뭐하러? 언어 감각도 없으면서"

 

여유가 생기면 하겠다던

버킷 리스트를

남편은 아내에게 이야기 합니다.

 

그러나 늘 꾹꾹 참기만했던 아내는 시큰둥 합니다.

마음속에 쌓아놓고

그리움으로, 간절함으로 가끔 열어보는 것이 익숙해서인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겁이 나는 걸까요?

집안을 벗어나 새로운 세상을 마주하는 것이 그리워했던 것과 다를지도 몰라

머뭇거리는 지도 모릅니다.

 

"인생은 쌓인 설거지가 아니야. 지금도 흘러가고 있잖아.

 가자!"

 

인생은 이미 여기에 있다고 주저하는 아내의 말에

남편은 점점 기운을 잃어갑니다.

그러나 남편은 포기하지 않습니다.

아내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좀 더 용기를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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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겠어. 그런데 지금은 말고, 내일.

아니 오늘이야.

 

인생은 지금이라니까."

 

어쩌면 매일이 모험인지도 모릅니다.

살아보지 않은 내일은 여전히 설레기도 하지만 두렵기도 하니까요.

 

이 책은 어른을 위한 그림책입니다.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 작가인 다비드 칼리의 작품이고 그림은 세실리아 페리가 그렸습니다.

다비드 칼리답게 간결하지만 깊이있는 문장으로 이야기를 풀어냈습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두 사람의 느낌과 비슷하게 따뜻하고 잔잔합니다. 자세히 보면 두 사람은 커플옷을 입고 있습니다. 그 모습이 참 사랑스럽습니다. 모험을 떠나는 두 사람의 모습은 처음 등장했던 모습과 많이 다릅니다. 항상 먼저 이끌었던 남편이 아닌 아내가 이제는 남편을 안내합니다. 표정도 멍한 시선이 아닌 행복한 미소와 설레는 눈빛을 보여줍니다. 뒤에 느긋하게 앉아있는 남편의 스카프가 힘차게 날립니다. 두 사람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듯합니다.

 

우리 함께 지금을 즐겨요.

인생은 지금이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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